
솔직히 저는 마운자로를 그냥 살 빠지는 주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30살이 넘으면서 10kg 넘게 찌고, 머리로는 어떻게 뺄지 알면서 몸이 안 따라오는 상황이 반복되자 결국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관련 자료를 파다 보니 제가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체중 감량 효과만큼이나 췌장과 담낭에 생길 수 있는 문제도 분명히 알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췌장염, 마운자로가 췌장과 담낭에 영향을 주는 이유
마운자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펩타이드) 두 가지 호르몬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입니다. GLP-1이란 음식을 먹었을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존 GLP-1 단일 작용제인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강한 이유가 바로 이 이중 수용체 작용에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강력한 작용이 췌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GLP-1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과정에서 췌장 내 선방세포(소화 효소를 만드는 세포)의 증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운자로 투여 환자의 44%에서 리파아제와 아밀라아제 수치가 정상 상한치 이상으로 올라간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리파아제와 아밀라아제란 췌장이 분비하는 소화 효소인데, 이 수치가 올라간다는 건 췌장이 자극을 받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여기에 더해 약물이 위장관 운동 자체를 둔화시키는 특성도 있습니다. 제가 마운자로를 맞고 술을 조금 마셨을 때 숙취가 평소보다 훨씬 오래 갔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위에서 음식과 알코올이 빠져나가는 속도 자체가 느려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게 술에만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췌장액과 담즙 배출도 함께 둔화되면서 소화 효소가 췌장 내부에서 조기 활성화되어 자가소화(pancreatic autodigestion), 즉 췌장이 자기 자신을 녹이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급격한 감량이 담석을 만드는 과정
체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 자체도 독립적인 위험 요인입니다. 급격한 체중 감소가 일어나면 간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담즙으로 배출하려 합니다. 이때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데, 동시에 식사량이 줄면 콜레시스토키닌(CCK) 분비도 감소합니다. 콜레시스토키닌이란 지방이 소화될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담낭이 수축해서 담즙을 내보내도록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신호가 줄면 담낭이 잘 움직이지 않고, 콜레스테롤로 끈적해진 담즙이 굳어 담석이 됩니다.
담석이 생기면 두 가지 경로로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담낭 입구를 막으면 괴사성 담낭염, 췌관 입구를 막으면 담석성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집니다. 영국에서는 마운자로 투여 3개월 만에 22kg을 감량한 20대 여성이 급성 췌장염과 췌장 괴사 진단을 받은 사례, 38kg을 감량한 40대 남성이 괴사성 담낭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비만 치료제 투여 후 급성 췌장염 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51명에 달한다는 국정감사 자료가 공개된 바 있습니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경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과거 담석 또는 담낭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췌장염 위험 약 2.9배)
- 과거 급성 췌장염 병력이 있는 경우 (위험 약 4.8배)
- 흡연자 (비흡연자 대비 약 2.4배)
- 고중성지방혈증 또는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경우
- 고용량 마운자로를 단기간에 급격히 증량하는 경우
2022년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은 담낭 및 담도 질환 위험을 37% 높이고,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위험도가 2.29배까지 올라갔습니다(출처: PubMed/NCBI). 저는 비흡연자이고 담석 병력도 없지만, 이 수치를 보고 나서 고위험군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방법, 예방을 위해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들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은 감량 속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0.5~1kg, 한 달에 본인 체중의 2~4% 이내를 목표로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드라마틱하게 빠지는 걸 기대하고 고용량을 선택하는 분들이 부작용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천천히 가는 것이 결국 더 안전한 선택입니다.
담낭을 위해서는 극단적인 저지방 식단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리브유, 아보카도, 견과류 같은 불포화 지방산을 적당히 섭취해야 콜레시스토키닌이 분비되어 담낭이 제대로 움직입니다.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함께 챙기면 좋지만, 산패된 제품은 오히려 간과 췌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보관과 유통기한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마운자로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오심과 구토로 수분이 부족해지기 쉬운데, 탈수 자체도 췌장 효소 농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므로 보리차나 무가당 전해질 음료를 수시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고위험군이라면 UDCA(우르소데옥시콜산) 복용을 의사와 상의해볼 수 있습니다. UDCA란 담즙산의 일종으로,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결정으로 뭉쳐 담석이 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급격한 체중 감소가 진행되는 환자에게 UDCA 300mg씩 하루 2회, 3~6개월 투여하여 담석 생성을 예방하는 요법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00mg 이상 제품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므로 반드시 처방을 통해 사용해야 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운자로를 맞는 중에 명치나 오른쪽 갈비뼈 아래에 극심한 통증이 한두 시간 이상 지속되고, 등이나 오른쪽 어깨로 통증이 퍼지며 구토나 발열까지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이 증상을 버티다가 췌장 괴사나 담낭 천공, 패혈증으로 이어진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마운자로가 효과 있는 약이라는 건 저도 직접 써보면서 느꼈습니다. 식욕이 확실히 줄고 포만감이 오래가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효과가 강한 만큼 몸에 가해지는 변화도 크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체중 감량이라는 결과만 보고 무작정 고용량으로 시작하기보다, 본인의 건강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전문의와 함께 속도를 조절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의학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공유 글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마운자로 사용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길 권장합니다.